"보르도TV, 명품 좋아하는 이탈리아서도 통했죠" | |||||||||
삼성, 보르도TV 산실 밀라노연구소 가보니 | |||||||||
지난 3일(현지시간) 이 매장에서 만난 한 노부부의 얘기가 흥미롭다. "`삼성` 하면 멋진 TV가 떠오르죠. 디자인이 참 멋집니다." 남편인 로베르토 코를라시 씨가 말을 마치자 옆에 있던 부인이 한마디 거든다. "우리도 TV를 바꾸려고 하는데 고민입니다. 요즘 삼성이 많이 뜨고 있지만 옛사람(노인들)에겐 아직도 TV 하면 소니가 생각나거든요. 소니는 전통적인 명품이고 삼성은 떠오르는 별이니…. 그래서 아직 결정을 못했죠(웃음)." 노부부 말대로 요즘 삼성 TV는 이탈리아에서 뜨고 있는 `신흥 명품`이다. 중장년층에겐 소니와 삼성 사이에서 고민하게 하고, 젊은 층에겐 압도적인 사랑을 받는다. TV뿐 아니라 냉장고 DVD 등 삼성전자 7개 품목이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서유럽시장에서 삼성의 1등 품목이 가장 많은 나라가 바로 이탈리아다. 특히 LCD TV는 압도적 강세다. 삼성전자 이탈리아법인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 LCD TV 점유율은 29%로 소니(7%) 필립스(11%)를 크게 앞섰다. 이탈리아법인장인 유두영 전무는 "이탈리아 소비자들은 전통적으로 디자인을 많이 따진다"고 밝혔다.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2005년 4월 밀라노에 디자인연구소를 세웠다. 이 연구소는 와인잔을 본떠 보르도TV 디자인에 깊이 관여했다. 연구소는 그러나 실제 제품 디자인보다 전 세계 디자인 조류를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데 주력한다. 연구소에서 일하는 김홍표 책임은 "밀라노는 전 세계 디자인 중심지인 만큼 패션 가구 등 최신 디자인 조류를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밀라노연구소는 아르마니, 스테파노 지오반노니, 델루키 등 현지의 세계적 디자인 스튜디오와 관계를 형성해 디자인 역량을 쌓아 가고 있다. 영국 독일과 달리 이탈리아 사람들이 `폼생폼사` 성향이 강한 점도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유 전무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소득 수준보다 좀 더 높은 가격의 하이엔드 제품을 좋아한다"며 "이 때문에 삼성의 프리미엄 전략이 잘 먹혀들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 소니가 CRT(브라운관TV)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 때 과감히 LCD TV에 집중한 것도 성공 요인이다. LCD TV는 2002년 1만3000대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가 현재 300만대를 넘었다. 그리고 그 시장의 30%가량을 삼성전자가 점유하게 됐다. [밀라노 = 남기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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